솔직히 기대보다 훨씬 좋았어요. 익산, 이런 곳이었네요.
단풍이 절정을 지나고 겨울이 슬그머니 문을 두드리는 11월, 어디로 떠나야 할지 고민이시죠? 화려하고 북적이는 여행지보다는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여줄 곳이 필요하다면 익산이 정답입니다.
수천 년 전 백제의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은 늦가을의 정취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인데요. 오늘은 2025년 늦가을, 지금 떠나면 가장 예쁜 익산 가볼만한 곳과 알짜배기 여행 팁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전해드릴게요.
🌄 이번 여행지, 왜 익산이어야 할까?
2025년 여행 트렌드는 단연 ‘조용한 휴식’과 ‘딥(Deep)한 로컬 여행’이라고 합니다. 익산은 이 두 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도시에요.
① 백제의 숨결 –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있어 깊이 있는 역사 탐방이 가능합니다.
② 고즈넉한 힐링 – 관광객으로 붐비는 유명 명소와 달리, 여유롭게 사색하며 걷기 좋은 길이 많아요.
③ 감성 포토존 – 낡은 교도소 세트장이나 성당, 석탑 노을 등 필름 카메라 감성이 묻어나는 인생샷 명소가 가득합니다.
🛣️ 1박 2일 추천 코스 & 일정
익산은 주요 관광지가 조금씩 떨어져 있어서 동선을 잘 짜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다녀온 알찬 코스를 공유할게요.
1일차: 역사의 깊이를 걷다
(미륵사지 & 국립익산박물관 → 점심: 황등비빔밥 → 왕궁리유적 저녁 노을 → 숙소)
2일차: 감성과 이색 체험
(나바위성당 → 점심: 로컬 맛집 → 익산 교도소세트장 → 카페 → 귀가)
💡 Tip: 자차를 이용하면 가장 편하지만, 뚜벅이 여행자라면 ‘익산 시티투어 버스’를 활용해보세요. 주요 명소를 콕콕 집어 데려다주니 정말 편합니다.
🍂 늦가을 감성 충전, 핵심 여행지 BEST 4
1. 사색을 부르는 공간, 미륵사지
미륵사지는 백제 무왕의 꿈이 서린 곳이자 익산의 상징과도 같은 곳입니다. 텅 빈 절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가보면 그 광활함이 주는 웅장함에 압도되는데요.
특히 늦가을에는 사방을 감싸는 단풍나무와 은행잎이 떨어져 한 폭의 수묵담채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복원된 미륵사지 석탑은 위엄 있으면서도 어딘가 부드러운 인상을 주어 마음을 편안하게 했어요.
박물관 건물이 유적을 가리지 않도록 땅속으로 낮게 지어진 국립익산박물관도 꼭 들러보세요. 백제인들의 섬세한 금속 공예품을 보며 그들의 미적 감각에 감탄하게 됩니다.
2. 한국의 첫 사제, 나바위성당
망성면의 작은 시골 마을, 고요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바위성당은 김대건 신부님이 첫 발을 디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이 어우러진 외관은 마치 유럽의 시골 성당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줍니다.
성당 앞마당을 채운 노란 은행나무 잎들이 늦가을의 운치를 더해주는데요. 내부에 들어서면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스며드는 따스한 빛이 여행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어루만져 줍니다.
종교를 떠나, 누구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쉬어갈 수 있는 힐링 스팟이라 강력 추천해요.
3. 영화 속 주인공처럼, 교도소세트장
“여기 진짜 감옥 아니야?” 싶을 정도로 리얼한 이곳은 국내 유일의 교도소 촬영지입니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탄생했죠.
삭막할 것 같지만 늦가을의 교도소 세트장은 묘하게 쓸쓸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회색빛 콘크리트 벽과 붉게 물든 단풍, 그리고 창살 틈으로 들어오는 가을 햇살이 어우러져 독특한 색감을 만들어내거든요.
죄수복이나 교도관 복장을 대여해서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친구나 연인과 함께라면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입니다.
4. 노을이 머무는 곳, 왕궁리유적
익산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왕궁리유적의 노을입니다. 넓은 대지 위에 홀로 우뚝 선 5층 석탑 뒤로 해가 질 때, 세상은 온통 황금빛으로 물듭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시야가 탁 트여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와 붉은 하늘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인위적인 소음 없이 오롯이 자연과 역사 속에 남겨진 기분, 정말 짜릿했어요.
해가 지고 나면 은은한 조명이 켜지는데, 이 야경 또한 놓치기 아까운 풍경입니다.
🍜 지역 맛집 & 카페 리스트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을 뺄 수 없겠죠?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들로 추려봤습니다.
- ☕ 왕궁다원: 고택을 개조한 카페로, 왕궁리 유적 근처에 있어요. 따뜻한 대추차 한 잔과 함께 가을 정원을 바라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 🍜 시장비빔밥: 익산 황등면은 비빔밥으로 유명해요. 밥이 이미 비벼져 나오는 ‘황등비빔밥’은 육회 고명이 올라가 고소하고 진한 맛이 일품입니다.
- 🍦 익산 농협 생크림 찹쌀떡: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 있는 간식이죠. 여행 중 하나씩 맛보면 당 충전에 그만입니다.
🏨 숙소 & 교통 팁
✅ 숙소 추천: 익산역 근처에는 깔끔한 비즈니스호텔이 많아 이동이 편리합니다. 조금 더 감성적인 숙박을 원한다면 금마면 쪽의 한옥 펜션을 찾아보세요. 고즈넉한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답니다.
✅ 교통: KTX와 SRT가 모두 정차하는 익산역은 호남 교통의 요지입니다. 서울(용산)에서 1시간 10분 정도면 도착하니 당일치기도 충분히 가능해요. 현지에서는 렌터카나 쏘카를 이용하는 게 시간 절약에 좋습니다.
💬 직접 느낀 솔직 후기
⭐ 좋았던 점: 무엇보다 ‘여유’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유명 관광지에서 사람에 치여 사진 한 장 찍기 힘든 경험, 다들 있으시죠? 익산은 나만의 속도로 걷고,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요.
⭐ 인상적인 점: 도시 곳곳에 백제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역사 공부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박물관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 아쉬웠던 점: 대중교통 배차 간격이 다소 긴 편이라, 버스 여행자는 시간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해가 짧은 11월에는 5시만 되어도 어두워지니 일정을 서두르는 게 좋아요.
⚠️ 여행 전 체크 포인트
❗ 옷차림: 익산의 유적지들은 대부분 넓은 평지라 바람을 막아줄 건물이 없어요. 11월 늦가을 바람이 꽤 매서우니 도톰한 외투나 머플러는 필수입니다.
❗ 관람 시간: 국립익산박물관이나 왕궁리유적 전시관은 월요일에 휴관하는 경우가 많으니 방문 전 꼭 확인하세요.
🌅 여행을 마치며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빛나는 도시.”
익산을 여행하며 든 생각입니다. 바쁜 일상에 지쳐 잠시 쉼표가 필요하다면, 이번 주말엔 익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늦가을의 쓸쓸함마저 따뜻하게 감싸주는 풍경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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